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은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고 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을 한층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아세안 정상들 “북한 추가 미사일 실험 자제 촉구”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와 초국경범죄, 4차 산업혁명 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다. 협력과 연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아세안 정상들은 △2022년까지 아세안 장학생 2배 이상 확대 △아세안 회원국 대상 비자발급 간소화 △한-아세안 스타트업 파트너십 구축 △아세안 국가와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등 향후 30년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文 “아세안이 가는 스타트업 길에 한국이 동행할 것”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함께 스타트업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를 선도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한-아세안 CEO(최고경영자) 서밋’에 이어 적극적으로 경제 세일즈 외교를 펼쳐간 것.
문 대통령은 “혁신엔 국경이 없다. 스타트업은 그 자체로 혁신”이라며 “아세안이 가는 스타트업의 길에 한국이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공동 비전 달성을 위한 ‘스타트업 파트너십’ 체결에 합의했다. 또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 행사를 연례화하고 한-아세안 스타트업 장관회의도 구성해 협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의 혁신 사례를 예시로 들며 공유경제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 유니콘 기업 ‘레볼루션 프리크래프티드(Rebolution Precrafted)’는 모듈러 주택이라는 혁신적 기술로 부동산 개발을 글로벌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고 주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공유차랑 고젝(Go-Jek)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신생벤처기업)으로 성장했고 인도네시아 국민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선발주자가 경험한 발전단계를 혁신을 통해 훌쩍 뛰어넘어 따라잡고 있다”며 “립프로깅(leapfrogging·개구리 점프식 기술도약)이 아세안의 익숙한 모습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