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상대문전을 향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News1
“축구 선수라고 지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참아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고, 그것을 이겨내는 것이 선수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과거 황선홍 감독이 전한 말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전제를 깔고 칭찬을 전한 인물은 박지성이었다. 황 감독은 “지성이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축구를 했던 사람인데도 놀라울 때가 있다. 선수들이 더 잘 안다. 저쯤이면 정말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 이상 뛸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할 때도 지성이는 기어이 한 걸음 두 걸음을 더 뛴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지성이라는 선수가 세계 최고의 무대로 평가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톱클래스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체력’이 큰 역할을 했다. 방대한 활동량과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세계적인 별들이 요소요소 자리 잡고 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런 캐릭터는 앞으로도 찾기 쉽지 않다.
박지성에 비하면 더 화려하지만, 사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선수다. 특히 최근 행보를 보면 ‘체력왕’ ‘강철체력’ 등의 수식어도 아깝지 않다.
토트넘은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2골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으나 4골을 몰아쳐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선발 날개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풀타임을 활약하면서 신임 모리뉴 감독 체제에서도 확실한 주전임을 다시 입증했다. 그리고 2-2 팽팽하던 순간 중요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6번째 도움과 함께 15개 공격포인트(9골)를 쌓았고 동시에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작성에도 성공했다.
지난 23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모리뉴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한 손흥민은, 당시 경기에 비해서 가시적인 활약상은 없었으나 새로운 체재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플레이를 펼쳐줬다. 공격진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이다가도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돌파하는 등 몫을 해냈다.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 마지막 경기였던 10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포함하면 5번의 경기를 단 1번의 교체 없이 필드를 누볐다. 한국대표팀 일정으로 비행 여정이 있었다는 것,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맞섰다는 것, 소속팀 감독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집중력을 더 높였어야했다는 것 등 피로도가 컸을 상황인데 차질 없이 소화하고 있다.
손흥민의 강철 체력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입증됐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AFC 아시안컵 등 한국대표로 메이저 토너먼트 대회를 3번이나 뛰면서도 토트넘 일정에 빠진 적 없었다. ‘혹사 논란’ ‘강행군’ 우려가 있었으나 다행히 작은 부상도 없이 시즌을 마쳤다. 이쯤이면 인정해줘야 할 체력과 정신력이다.
축구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레벨에 올라섰으나 지금도 손흥민은 훈련장에서 게으름 피우는 법이 없다”면서 “실력과 인성을 다 갖췄다. 저런 성실함이 지금의 위치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고 칭찬을 보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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