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대표, 안정 위해 숙면 중 방문…면담은 못해 일부 한국당 지지자들 "심상정 물러가" 외쳐 심 대표 옷 붙잡고 천막 막아서며 한때 아수라장 김도읍 '황제단식' 조롱 항의…"최소한 도리 지켜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막기 위해 8일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왔으나 면담은 하지 못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세워진 단식 천막 농성장(몽골식 텐트)에 도착했으나 건강이 악화된 황 대표가 안정을 취하기 위해 숙면 중인 상태여서 면담을 나누지 못했다.
일부 한국당 지지자들은 심 대표의 방문에 격분해 “심상정 물러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온갖 욕설과 고성을 질렀다. 일부는 심 대표가 텐트 안에 못 들어가도록 막아섰고 심 대표의 옷을 붙잡고 늘어지자 경찰이 가까스로 떼어내며 제지했다.
심 대표는 농성장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해서 왔다”며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단식투쟁을 두고 ‘황제단식’으로 조롱한 데 대한 사과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심 대표는 천막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과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김도읍 의원은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무리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수준 이하로 떨어졌더라도 그래도 최소한 도리는 지켜야 되지 않느냐”며 심 대표에게 단식 조롱을 항의했다.
심 대표는 “정치는 정치고, 인간적인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왔다”고 에둘러 반박했지만 강효상 의원이 “비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비판은 하되 조롱하고 폄하해선 안 된다”고 거듭 항의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연장,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청와대 앞 철야 노숙 단식에 돌입하는 등 추운 날씨 속에서 농성하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상태다.
당에서는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며 주변에 의료진을 대기시켜 놓고 만일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