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범죄피해자 인권대회
“지원센터엔 제 안에 꽁꽁 숨겨왔던 이야기도 모두 털어놓을 수 있었어요.”
간호사 A 씨는 중학생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수년간 성추행을 당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자주 폭행했다. A 씨와 지체장애인 남동생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 친척에게 도움을 청해도 ‘외로운 아빠를 이해해야 한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A 씨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A 씨는 우연한 기회에 서울서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접촉해 지원을 받게 됐다. 일상은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왔다. A 씨는 괴로울 때마다 센터를 찾아갔다. 무작정 울기도 했고 어렵게 다시 만난 어머니와 갈등을 빚을 때마다 조언도 구했다. 센터 관계자들은 명절이면 A 씨를 찾아와 선물을 전달하고 학업에 필요한 문제집도 지원했다. A 씨는 센터의 권유를 받고 걷기대회, 음악회 등에도 참석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한국범죄피해자 인권대회’에서 A 씨의 수기가 발표됐다. 이 대회는 법무부,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의가 주최하고 동아일보, 한국피해자학회가 후원한다. 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한 센터 관계자들에겐 표창장을 수여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