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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정상 훈훈했지만…‘차세대 전투기 분담금’ 오리무중

입력 | 2019-11-28 13:53:00

25일 한-인니 정상회담서 양국 정상 훈훈한 분위기 연출
정상회담 분위기와 달리 KF-X 사업 실무협상 난항 거듭
인니 개발 분담금 3000억원 미납 중…현물 대납 등 요구
방위사업청 실무협상 나서지만 협상 타결 소식은 아직
조진수 교수 "KF-X 개발은 큰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다"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협상 난항으로 일부 차질을 빚는 가운데 최근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도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은 지난 25일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향해 “소중한 친구 조코위 대통령님을 제 고향 부산에서 만나 매우 기쁘다”며 반겼다. 조코위 대통령 역시 “우리 존경하는 ‘형님’인 문재인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담 후 청와대는 “양국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이 이른 시일 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결과를 전했지만 결국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양국 실무진은 이번 정상회담 전까지 집중 협상을 벌여 분담금 문제를 타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방산업계 등은 실무 협상을 통해 의견 접근이 이뤄져 이번에 양국 정상에 의해 합의 사항이 발표되길 기대했으나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KF-X 개발 사업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공동으로 2016년부터 2028년까지 8조8304억원을 들여 신형 전투기를 만드는 사업이다. 2021년까지 시험용 전투기(시제기) 1호기가 제작되며 2022년 첫 비행이 실시될 예정이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우리 군이 미국에서 도입한 F-35A 스텔스 전투기보다 다소 크다. 쌍발 엔진(F414-GE-400K)을 탑재하며 최대 추력은 4만4000lb(파운드), 최대 속력은 시속 2200㎞(마하1.8)이다. KF-X의 비행 속력은 마하 1.6(음속의 1.6배)인 F-35A보다 다소 빠르지만 스텔스 기능은 없다.

인도네시아는 KF-X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 20%(5282억원)를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현재 2272억원만 납부해 미납액이 3010억원이다.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계속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개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분담금을 낼 예산이 없다며 분담금 축소를 원하고 있으며, 분담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내는 방안까지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실무 협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 측과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실무진은 분담금을 아예 못 내겠다고 버티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KF-X를 제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협상 상황에 관계없이 개발에만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와의 협상 난항에도 KF-X 개발 자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2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KF-X 개발은 큰 문제없이 잘 되고 있다”며 “미국이 4가지 품목을 넘겨주지 않는 등 우리를 도와주지 않아서 말이 많았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서 우리 기술력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9월에 상세설계 검토(CDR)를 했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 전문가가 다 모여서 하는 CDR이 잘 끝났으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