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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가뭄에…커피 원두값 6주새 26% 치솟아

입력 | 2019-11-28 15:06:00


지난해 바닥을 친 커피 원두 가격이 최근 6주간 26% 넘게 뛰었다.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주요 커피 원두 생산지인 중남미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커피 원두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이에 커피값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2월물 커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8% 상승한 파운드 당 1.1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기록한 최저치 93센트에서 약 26% 급등한 것이다. 지난 주에만 12% 넘게 뛰어 약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WSJ은 세계 3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국인 남미 온두라스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커피 수확에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두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나뉜다. 전 세계 원두의 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으며 달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고급종이다.

온두라스가 전 세계 아라비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ICE가 인증한 커피 원두의 핵심 공급처라 온두라스의 날씨가 선물 가격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WSJ은 전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과 페루 등 다른 아라비카 주요 산지들도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어 제때 수확하지 못했다.

커피 가격 급등세에는 지난달 중순 이후 ICE 커피 재고가 약 7만 8000포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두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투기 목적의 대형 기관 투자가들이 시장에 유입됐고 이에 따라 재고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트레이더들의 설명이다.

미 상품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커피 원두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베팅이 12~19일 4만 7899건,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지난달 국제커피기구(ICO)는 2019~2020년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약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은 감소폭(2.7%)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5~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커피 원두 생산량은 줄고 있는데, 커피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커피 소비는 3%, 유럽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의 프랑수아 자비에르 로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3분기에는 커피 원두 가격이 내려 수익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진 원두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커피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4분기와 내년에도 좋은 가격에 원두를 들여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