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닥을 친 커피 원두 가격이 최근 6주간 26% 넘게 뛰었다.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주요 커피 원두 생산지인 중남미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커피 원두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이에 커피값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2월물 커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8% 상승한 파운드 당 1.1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기록한 최저치 93센트에서 약 26% 급등한 것이다. 지난 주에만 12% 넘게 뛰어 약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WSJ은 세계 3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국인 남미 온두라스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커피 수확에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두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나뉜다. 전 세계 원두의 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으며 달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고급종이다.
커피 가격 급등세에는 지난달 중순 이후 ICE 커피 재고가 약 7만 8000포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두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투기 목적의 대형 기관 투자가들이 시장에 유입됐고 이에 따라 재고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트레이더들의 설명이다.
미 상품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커피 원두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베팅이 12~19일 4만 7899건,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지난달 국제커피기구(ICO)는 2019~2020년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약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은 감소폭(2.7%)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5~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커피 원두 생산량은 줄고 있는데, 커피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커피 소비는 3%, 유럽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