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동백꽃 필 무렵’에서 부부로 나온 오정세와 염혜란. 오 씨는 “혜란 씨 덕분에 ‘국민 남동생’이 됐다”고 웃었다. 염 씨는 “홍자영 캐릭터의 인기는 8할이 작가, 2할이 정세 씨 덕분이다”고 했다. 프레인TPC 에이스팩토리 제공
둘 다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한다.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배우 오정세(42), 염혜란(43)은 나서길 좋아하며 군수를 꿈꾸는 규태와 이혼 전문 변호사인 냉철한 자영을 연기했다. 상극인 부부의 티격태격하는 ‘말맛’에 웃음을 터트린 이들이 적지 않았다. 26일 만난 두 배우는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이미 둘은 “마음이 열려있는 상태”였다. 오 씨는 10년 전 연극 ‘차력사와 아코디언’으로 무대에 선 염 씨를 만났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테드 창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 씨를 보며 염 씨는 “좋은 작품에서 만나길 기다렸다”고 했다. 염 씨는 ‘걸크러시’ 이미지와 다르게 여린 구석이 많았다. 촬영장에서 다시 찍고 싶다는 말도 잘 못하는 염 씨를 위해 오 씨는 제작진에게 “얘 다시하고 싶데요”라며 총대를 멨다.
“딱 한 번 다시 촬영해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정세가 옆에서 계속 도와줘 용기를 냈죠.”(염혜란)

오정세
“지문도 묵히기 아까워 대사화했어요. ‘(주먹을 쥐고 입술도 앙 물었네) 한대 치시것소?’가 원래 대본인데 지문까지 다 읊었죠.” (오정세)
염혜란
‘선의가 모여 기적을 만든다’는 드라마 주제 때문일까. 유독 소소한 감동이 많았다고 한다. 7세 딸을 둔 염 씨는 집에서 드라마를 보며 펑펑 울었다. 그는 “엄마가 느끼는 정서를 너무 잘 담았다”고 했다.
“지하철을 탔는데 옆에 앉은 두 분이 ‘동백꽃…’을 보며 미소 짓더라고요. 행복했죠. 물론 저를 알아보진 못했어요. 하하.”(오정세)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