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대입 개편안] 학생부종합전형 어떻게 달라지나
○ 공정성 강화 위해 ‘부모 찬스’ 차단
‘의료동아리를 만들어 방과 후 병원에서 의료 윤리와 당뇨병, 소아천식에 대해 조사함’, ‘지역아동복지센터를 35시간 방문해 학습을 지도함’.
이는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 가능한 내용이다. 학생이 자율적으로 만든 동아리활동과 외부 봉사활동 실적이다. 둘 다 방과 후에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해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교사 지도 아래 진행되는 동아리활동이나 휴지 줍기 같은 교내 봉사활동만 반영된다. 정규 동아리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진행되는 것이다. ‘수학탐구반(39시간): 동서양 수학의 특징과 차이 탐구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설명함’ 같은 방식으로 기재할 수 있다.
결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행특)이 더욱 중요해진다. 세특은 교과 교사가 학생의 성취 수준 및 참여도 등에 대해 특기할 만한 사항을 과목당 500자 한도 내에서 적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어의 경우 ‘관동별곡에서 여정에 따른 정서의 변화를 잘 이해했고, 다른 가사 작품을 예로 들어 친구들의 이해를 도와줌’ 같은 식으로 적는다. 행특은 담임교사가 학생을 이해할 수 있는 종합의견을 적는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개편안에는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와 논술전형 폐지, 학생부 비교과 활동의 대입 미반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내신, 수능 둘 다 챙겨야
전문가들은 제도가 바뀌어도 학생 부담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부를 잘해 교과수업 등에 장점을 가진 학생이 있는 반면 다양한 활동과 수상 실적에 역량이 뛰어난 학생도 있는데 비교과 활동이 유명무실해지면 전자가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어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행평가 등 각종 과제 제출, 학생회장이나 반장 활동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꼼꼼하게 평가할 교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자소서까지 폐지되면서 교사가 학생부에 기재한 내용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세특을 충분히 기재해 주지 않는 교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 교육부는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부터 세특 기재를 단계적으로 필수화하고, 표준안을 마련해 교사마다 역량 차이가 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