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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동영상 유포 혐의’ 정준영 징역 6년, 최종훈 징역 5년

입력 | 2019-11-29 16:57:00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유포한 혐의(특수준강간) 등으로 기소된 가수 정준영 씨(30·수감 중)와 최종훈 씨(30·수감 중)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정 씨에게 징역 6년, 최 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정 씨에게 징역 7년, 최 씨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 간 취업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가수 유리의 오빠 권모 씨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유명 연예인 및 친구들로, 여러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카카오톡 대화방에 내용을 공유하며 여성들을 단순한 성적 쾌락 도구로 여겼다”고 질타했다. 또 “호기심으로 장난을 쳤다고 하기에는 범행이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피해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엄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정 씨 등이 2016년 1월 강원 홍천, 3월 대구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특수준강간)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은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지만 정 씨가 최 씨와 같이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인 카톡 대화 내용도 있다”며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 여성을 정 씨와 최 씨가 합동해 간음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정 씨가 2015년 이른바 ‘승리 단체 카톡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카메라 등 이용촬영)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 씨 등은) 피해자를 합동 간음하고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카톡 대화방에 올렸다. 이를 나중에 안 피해자들이 느낄 고통의 정도는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고 했다.

주문이 선고되자 정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음을 터뜨렸고, 최 씨는 오열했다. 선고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잠시 법정 천장을 올려다 본 뒤 천천히 법정 밖 구치감으로 향했다.


이호재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