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
KDB산업은행 특혜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들병원이 2012년 1400억 원에 이어 2017년에도 대선 직전 796억 원을 추가로 대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우리들병원이 두 차례의 대선 직전에 담보여력이 넘는 금액을 대출 받은 배경과 용처를 밝혀야 한다”며 공세에 나섰다.
29일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2012년 이후 유동화대출 및 대출채권발행 현황자료’에 따르면, 우리들 병원은 기존에 알려진 2012년 12월 13일 1400억 원 대출 건 외에 산은으로부터 2017년 1월 13일 796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심 의원은 “2017년 1월은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로 조기대선이 확실시되던 시기였다”고 했다. 또 심 의원은 “2012년 대출 당시 우리들병원의 이상호 회장은 개인회생 중이었고, 대출과정에서 보증자격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담보여력이 넘은 금액을 대출 받은 경위와 용처가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12년 산업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기존 신한은행과 맺고 있었던 260억 원에 해당하는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문제로 이 회장과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다른 연대 보증인인 신모 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신한은행 직원들이 내 동의 없이 이 씨를 연대보증인에서 빼는 바람에 내가 피해를 다 뒤집어썼다”며 “이 과정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 ‘버닝썬’ 사건의 윤규근 총장 등이 연루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 수술을 집도했고, 전 부인인 김수경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감수를 맡는 등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관련 의혹을 제기한 심 의원을 향해 “김현승 시인의 ‘양심의 금속성’을 읽어보라”며 비판에 나섰다.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부디 양심을 돌아보면서, 진실하고 수준 높은 정치를 해 달라는 부탁의 의미”라며 “다만 여유와 관용의 마음에서 문예적 대응으로 끝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측도 대출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012년과 2017년 대출 모두 신용과 담보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정상적인 건이었다는 것. 산업은행 관계자는 “총 6개인 우리들병원의 건물과 예상매출을 담보로 한 대출이었다”며 “우리들병원의 과거 매출을 감안했을 때 5년치 매출은 8500억 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17년 대출의 경우 5년 만기였던 2012년 대출을 ‘리파이낸싱’(기존 대출금 상환 뒤 신규 대출을 받는 것)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심 의원실 관계자는 “2012년 당시 우리들병원의 건물 담보와 한 해 매출을 가치로 환산해도 1000억 원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우리들병원에 1400억 원을 대출해줬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남건우기자 woo@donga.com
남건우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