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 저녁식사 함께 하며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 민생법안 볼모 필리버스터 구도로 여론전, 한국당 압박 30일 중진-상임위원장-원내대표단 연석회의, 내달 1일 최고위 개최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198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저녁식사를 하고 국회 주변에서 대기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당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밤늦게까지 대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혹시 모를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상황 자체가 너무도 초유의 사태라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를 잘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대응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 자체를 무산시킨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당이 국회 의사국에 198개 안건 각각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놓은 상황에서 본회의가 열리면 사실상 이번 정기국회 내 유치원 3법 등의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 제106조2에 따르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있다. 108석을 가진 한국당은 개별 안건에 대해 의원 1명당 4시간 이상씩 토론을 진행해 20대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오는 12월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177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한국당에 반대하는 정당들의 표를 모두 모아도 이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8개 안건 각각에 대해 종결 투표를 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가 개의 되는 순간 198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다 발동되는 것”이라며 “이번 회기 동안 필리버스터를 계속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절 다른 의사일정을 추가할 수 없다. 본회의 개의 자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아 필리버스터에 나섰다는 구도로 여론전을 강화해 한국당을 압박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민해갈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의견을 다양하게 모을 것”이라며 “지금 본회의에 올라가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198건의 법안을 비롯해 향후 여러 법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지혜를 모을 때”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