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로 패트 저지”… 민주, 철회 요구하며 본회의 불참 민식이법 처리 기다린 부모 울분
올스톱 국회, 서로 ‘네 탓’ 29일 더불어민주당(왼쪽 사진)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각각 국회 로텐더홀과 본회의장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여야는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어린이 생명안전법안) ‘유치원 3법’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될 안건 199개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자 민주당이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결국 아무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파행했다. 양회성 yohan@donga.com·장승윤 기자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처리하려던 199개 안건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시간제한을 받지 않는 토론을 할 수 있다. 한국당은 1인당 4시간씩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 다음 달 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될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를 막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카드에 민주당은 철회를 요구하며 본회의에 집단 불참했다. 본회의가 열리는 순간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회의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가 채워져야 한다며 본회의를 열지 않고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던 고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와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한국당)의 협상 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