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득-유재수 대화 메시지 확보 금융위 고위직 인사추천 주고받아… 천경득이 추천한 이성호 상임위원에 檢, 인사청탁-감찰무마 연관 의심 천경득, 文지지 ‘담쟁이포럼’ 출신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이 전 반장을 조사하면서 천 행정관이 이 같은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천 행정관은 유 전 부시장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천 행정관이 인사를 청탁한 것은 2017년 10월 청와대 특감반이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 텔레그램 메신저에 나온 내용이다.
천 행정관 등이 인사 추천을 부탁하면 유 전 부시장이 후보군을 A∼C등급으로 나눠 전달하고, 서로 의견 교환을 통해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이 메시지에 그대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시지엔 천 행정관이 이성호 현 금융위 상임위원(61·사법연수원 16기) 등의 인사를 금융위 상임위원에 추천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변호사 활동을 하던 이 상임위원은 2017년 12월 금융위 상임위원직에 임명됐다. 고위공무원(1급)인 금융위 상임위원은 금융위원장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 전 부시장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인물 중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안팎의 정권 핵심 인사와 주고받은 메시지의 양은 엑셀 파일 형태로 100시트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 행정관 외에도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가 다양한 경로로 청와대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찰 무마를 누가 누구에게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야당에선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의 감찰을 받고도 2018년 7월 연고가 없는 부산시의 경제부시장직에 임명되는 과정에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2017년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을 3차례 조사한 뒤 감찰이 중단된 과정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이 상임위원과 관련한 인사 청탁이 사실인가’라고 질의하자 노 실장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