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죽은 자들’ 등 소설 원작-사회성 큰 작품 반향
그래픽 노블 ‘시녀 이야기’는 강렬한 색채의 수채물감을 사용한 삽화로 유명한 캐나다 작가 르네 놀트가 그림을 그렸다. 민음사 제공
올해는 문학을 원작으로 하거나 사회성 짙은 그래픽 노블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선 문학은 ‘모비 딕’과 ‘시녀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허먼 멜빌 200주기를 기념해 출간한 ‘모비 딕’은 프랑스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원작을 소화해 그림으로 다시 써내려간 작품이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와 압축의 미로 원작의 장엄한 매력을 잘 살렸다.
‘시녀 이야기’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장편 소설이다. 출산 기계와 다름없는 시녀가 되기를 거부하면 ‘비여성’으로 낙인찍혀 사회적으로 추방당하는 여성의 미래를 그렸다. 직장인 한수현 씨는 “원작인 소설과 드라마보다 그래픽 노블이 주는 여운이 짙었다. 매 장면을 힘줘 표현해 시녀들의 절망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했다.
에단 호크가 쓰고 그레그 루스가 그린 그래픽 노블 ‘죽은 자들’의 한 장면. 잔혹함과 아름다움을 넘나드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위즈덤하우스 제공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도스토옙스키’ ‘프리다 칼로’ 등 역사 속 인물을 다룬 어른들의 위인전도 인기 있다. 귀여운 그림체로 국내에서만 1만 부 넘게 판매된 ‘반 고흐’(2014년)의 바바라 스톡 작가는 올해 집필 뒷이야기를 담은 ‘반 고흐와 나’를 펴냈다.
이 밖에 3초 동안 빛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만든 ‘3초’로 잘 알려진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의 신작 ‘르 데생’, 명대사가 돋보이는 ‘빌어먹을 세상 따위’, 정재윤 작가의 ‘재윤의 삶’과 ‘서울구경’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식을 다루는 교양툰도 대세다. ‘한빛비즈 교양툰’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오리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