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구걸하는 노숙자 배낭에서 묵직한 돈다발이 나와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2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자카르타 간다리아 지역에서 구걸하는 묵리스 묵타르 브사니(65)가 사회복지당국의 단속에 적발됐다.
당국이 이 사람의 배낭 안을 살펴보니 1억9450만 루피아(1630만원)의 돈 다발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1000만 루피아(84만원)씩 묶인 지폐 뭉치였다.
수도인 자카르타의 월 최저임금이 394만여 루피아(32만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일반 국민들에게는 1억 루피아는 매우 큰 돈이다. 지방 최저임금은 수도의 절반도 안되는 곳이 많다.
묵리스는 처음에는 "일해서 번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구걸해서 모은 돈"이라고 인정했다.
묵리스가 구걸로 많은 돈을 벌어 당국의 단속에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에도 8600만 루피아(720만원) 돈다발을 소지한 상태로 구걸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당시 "다시는 구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가족에게 인계했지만 다시 돈벌이 목적으로 나와 가짜 거지행세를 해온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구걸 행위와 거지에게 돈을 주는 행위는 모두 단속대상이다. 위반하면 60일 이하 구금 또는 최대 2000만 루피아(168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지에게 돈을 주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