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감독상’ 모라이스, ‘동지’ 무리뉴의 축하는 덤

입력 | 2019-12-02 19:46:00

2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가 열렸다.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모라이스 감독(전북)이 권오갑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각본 없는 드라마로 품은 우승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어낸 감독상까지….

전북 현대의 통산 7번째 정상 등극을 이끈 조세 모라이스 감독(54·포르투갈)이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에서 12개 구단 감독과 선수, 미디어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감독상 트로피를 품었다. 투표수 환산점수 100점 만점 가운데 32.67점을 획득해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29.78점)과 FC서울 최용수 감독(23.84점), 대구FC 안드레 감독(13.71점)을 모두 제쳤다.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은 올 시즌 대상 시상식 후보 제외 기준(5경기 이상 출장정지 또는 6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넘어서는 벌금 1000만 원을 부여받아 후보에서 제외됐다.

앞서 전북을 K리그1 최정상으로 이끈 최강희 감독(60)이 올해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떠나면서 후임으로 부임한 모라이스 감독은 한국이라는 낯선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백미는 역시 시상식 전날 열린 최종전이었다. 전북이 홈에서 강원FC를 1-0으로 꺾고, 울산이 포항과 홈경기에서 1-4로 패하면서 모라이스 감독은 극적인 우승을 맛봤다.

아직 전날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는 모라이스 감독은 “이 감독상은 혼자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우승을 만든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의 노력이 깃든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 처음 접한 K리그가 이렇게 힘든 무대인지는 몰랐다. 사실 전북을 이끌고 우승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 정상을 밟아 행복했다. 내년에도 전북은 물론 K리그가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모라이스 감독은 이날 사전 인터뷰에서 재미난 뒷이야기 하나를 공개했다. 최근 토트넘(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조세 무리뉴 감독(56·포르투갈)으로부터 받은 영상 편지였다. 화면 속에서 무리뉴 감독은 밝은 미소로 모라이스 감독에게 “우승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같은 포르투갈 출신인 모라이스 감독과 무리뉴 감독은 2003년 FC포르투(포르투갈)부터 인터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까지 사령탑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연을 맺어온 옛 동지의 응원을 받은 덕분일까. 이날 모라이스 감독은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올 시즌 최고의 사령탑으로 등극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