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들썩… 분양가상한제의 역설 효창파크뷰데시앙 청약 186.8:1… 3년만에 강북서 세자릿수 경쟁률 수원-안양서도 40:1 훌쩍 넘겨 실수요자들 낮은 분양가 노려 대기, 집값 오를까 집주인들은 매물 거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를 전후로 분양 시장의 과열이 서울 강남권을 벗어나 강북권과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집값과 전세금의 상승도 커지고 있어 정부가 의도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의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른바 ‘풍선 효과’로 설명한다. 강남권의 청약 가점이 워낙 높게 나오자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실수요자는 서울 강북권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분양된 서울 서초구 ‘르엘 신반포’의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 69점, 최고 79점에 달했다. 청약 가점 69점은 무주택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15년 이상에 부양가족이 3명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2일 한국감정원의 ‘11월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10월 15일∼11월 11일) 전국 주택(아파트·단독·연립) 매매 가격은 서울 강남구가 0.87% 오르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송파구(0.77%)와 서초구(0.72%), 강동구(0.64%)도 가격 상승세가 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으로 지정된 동이 몰려 있는 자치구들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지들까지 ‘갭 메우기’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서울 주택 전세금은 0.27% 상승해 전월(0.2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세금은 지난달 0.41% 올라 2015년 12월(0.76%) 이후 월간 단위로는 약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양천구(0.63%)와 강남구(0.5%) 등 소위 ‘명문 학군’이 형성돼 있는 목동 신시가지나 대치, 개포, 역삼동 위주로 오름 폭이 컸다.
조정대상 지역에서 제외되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부산은 2년 만에 0.05%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구(0.22%)와 울산(0.19%) 등의 상승 폭도 확대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정부가 가격 억제 정책으로 시장을 통제하려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꿔야 시장이 좀 더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