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113명 순차적 석방 수감중 조직원들이 정신교육… 분노 겹쳐 급진성향 더 강해져 런던브리지 테러 충격 휩싸인 英, ‘테러범 최소 14년 복역’ 추진
영국 ‘런던브리지 테러’와 유사한 범죄가 유럽 전역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 출신의 범죄자로 가석방 상태에서 지난달 29일 런던브리지 테러를 저지른 우스만 칸(28)과 비슷한 수백 명의 지하디스트가 석방을 앞두고 있다고 미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일 전했다.
유럽에는 2014년 이슬람국가(IS) 설립 후 이에 합류하거나 합류한 뒤 귀국한 지하디스트가 수천 명에 달한다. 유럽 곳곳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 2015년에만 300명이 넘는 지하디스트가 테러 모의 및 시도로 11개국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중 199명이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
문제는 이들을 무한정 감옥에 가둬둘 수 없다는 데 있다. 형기를 채우면 테러범이라도 내보내야 한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하디스트 테러범의 평균 형량은 5년에 불과했다. 감옥에 있는 지하디스트 199명 중 45명은 올해 안에 석방된다. 이어 2023년까지 총 113명이 출소한다. 전문가들은 지하디스트들이 복역 중에 더 급진주의적 성향에 물드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먼저 복역 중인 ‘선배’ 지하디스트가 후임자에게 일종의 정신 교육을 시키는 데다 감옥에 갇힌 분노 등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가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구금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런던브리지 테러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칸의 재활을 돕다 변을 당한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 잭 메릿(25)의 부친은 이날 트위터에 “아들의 죽음이 더 가혹한 형벌로 이어지거나 불필요하게 사람을 구금하는 구실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