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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채 싸움’ 곡성군의원들 “사죄드린다”…사퇴는 안 해

입력 | 2019-12-03 11:26:00

사진=뉴스1


머리채를 잡으며 몸싸움을 벌인 곡성군의회 의원 2명이 사과를 했다. 다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3일 곡성군의회 측은 두 의원이 “곡성군의 명예를 떨어뜨린 점 사죄드린다”라며 공개 사과했다고 밝혔다.

A 의원은 “이번 곡성군의회 회기 중 제가 의원의 본분에 벗어난 잘못된 행동으로 군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리고 곡성군의 명예를 떨어뜨린 점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어떤 징계도 이의 없이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결위원장 직책을 내려놓음은 물론 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자격 부족을 반성하며 앞으로 6개월간 본 의원이 받고 있는 의원 세비를 자진하여 반납하겠다”면서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의정활동 본연의 임무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B 의원은 “폭력 사태로 곡성군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곡성군 이미지에 심한 생채기를 안겨 진심으로 정중히 사죄드린다”며 “폭력 사건의 당사자로서 순간 발생한 사건에 스스로 방어하느라 당황스러워 상황판단을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하는 것이 이번 사태에 진정한 책임을 지는 행동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며 “다시 한 번 저에게 기회를 주시길 애원한다. 남은 임기동안 반성하고 성찰하며 더욱더 낮은 자세로 의원의 윤리강령을 지키며 의원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두 의원은 군민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의정 활동을 계속해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두 의원은 25일 낮 12시 25분경 군의회 집무실에서 욕설이 섞인 고성을 주고받으며,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잡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이 싸움은 2015년 ‘돈 봉투’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 의원은 B 의원의 소개로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간부에게 인사차 찾아갔다. A 의원은 간부가 자리에 없자 책과 함께 돈을 놓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A 의원이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해 두 의원이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본인(A 의원)한테 소명을 들었는데 경찰 수사 중이어서 결과를 보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징계는 당연히 진행될 것으로, 이달 열리는 도당 윤리심판원 회의 때 징계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며 “진술을 더 듣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