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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도제학교서 세계 정상급 미용인 길러내

입력 | 2019-12-04 03:00:00

[서민경제 버팀목, 强小상공인](3) 대한미용사회 최영희 회장
고교생에 현장중심 최신 실기교육… 국제미용올림픽 한국1위 3번 달성
“미용은 감성… AI시대에도 유망”




《소상공인 가운데 꾸준한 노력과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하고 사회에도 기여해온 사람이 있다. 규모는 작아도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강소(强小) 기업처럼 여러 방면에서 남다른 성과를 냈다. ‘2019 소상공인 대회’에서 수훈, 수상한 강소 상공인 가운데 8명을 소개한다.》

최영희 대한미용사회 회장(68·사진)이 운영하는 미용 도제학교는 고교생들이 현장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전국에서 선발된 학생 300여 명이 산업 현장에서 최신 미용기초 실기교육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146개 사업체에서 412명이 수강했다. 최 회장은 “수강생들은 별도의 현장직무교육(OJT) 없이 졸업과 동시에 실무에 투입돼 활동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학력 중심 사회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고 인식을 개선해온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어렸을 적 그림을 즐겨 그리던 자신에게 언니가 “여성도 직업을 가져야 하며 특히 기술을 갖는 게 좋다”고 권하면서 최 회장은 미용의 길에 입문했다. 지금도 자신을 찾아온 고객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갈 때 보람을 느낀다는 최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미용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세계 각국의 미용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2016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미용올림픽은 45개국 선수 636명이 출전했고 관람객 7만여 명이 모여들어 주목받았다. 최 회장은 이때 대회를 비롯해 2014년과 2017년에도 한국 국가대표를 출전시켜 국가종합 1위를 3번 달성했다.

그는 “한국의 미용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국제미용올림픽뿐만 아니라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는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미용은 단순한 손기술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철학을 세계에 전달하고 관련 상품의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이 바탕이 되는 미용 분야는 앞으로도 유망한 직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42년 도장 한길… ‘車대체부품 인증제’로 中企 활로 ▼

(4) 한국자동차컬러범퍼협동조합 권순배 이사장
中企 독자 브랜드로 부품 생산… 공급가 70%로 내려 산업포장 수상

권순배 한국자동차컬러범퍼공업협동조합 이사장(64·사진)이 도장(塗裝) 기술인으로 일해 온 지 42년째다. 그는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냉장고 도장 기술을 배웠고, 5년 뒤 정비공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자동차 도장에 발을 들였다. 공장 근로자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품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업체로부터 직접 부품을 구입해 도장을 하는 사업장을 차리게 된 계기다. ‘컬러범퍼’란 이런 사업을 가리키는 말로, 부품 중 범퍼가 다수를 차지해 붙여진 이름이다. 사업장이 크게 늘면서 2002년 그가 앞장서서 조합을 만들게 됐다.

권 이사장이 노력을 기울인 조치 중 하나가 2015년 도입된 자동차대체부품 인증 제도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이 대기업에 종속화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 위주의 독과점 유통으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이에 OEM 부품과 성능 및 품질이 유사한 부품을 인정해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인 브랜드로 부품을 생산하면서 기존 대비 70%의 가격으로 공급하게 됐다”는 게 권 이사장의 설명이다. 올해 소상공인대회에서 산업포장을 받게 된 데는 ‘자동차부품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자동차부품 가격을 안정화했다’는 공적이 높이 평가받았다.

그는 2017년부터 페인트 기술자 양성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페인트 기술자 100여 명을 양성하고 훈련받은 인력을 조합원의 공장에 취업시켰다. 권 이사장은 “국내 자동차의 출하도 이어지고 있고 수입 자동차도 크게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자동차컬러범퍼공업의 전망은 밝다”면서 “최근 자동차 도장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데,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기술을 배워 자기 사업을 하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