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력 쓸수도” 대북 압박 “김정은 신뢰하고 좋아하지만 합의 안지켜도 된다는 건 아니다” 美 정찰기 2대 3일 한반도 출격… 北에 ‘선 넘지 말라’ 강경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한이 스스로 정한 비핵화 대화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찾아 이런 발언을 했다. 지난해 북-미 대화 시작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북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 국무위원장)가 로켓 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른 지 2년 3개월 만에 다시 언급한 것.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서 북한과 다시 강경하게 맞서는 것이 미국 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계산을 하고 그렇게 말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3일 하루에만 2대의 특수 정찰기를 한반도로 출동시키며 대북 압박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에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밀착 감시에 나선 것.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3일 오전 조인트스타스(E-8C) 지상감시정찰기 1대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오후에는 미국이 단 2대를 운용 중인 컴뱃센트(RC-135U) 전자정찰기 1대가 서울과 수도권 상공에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거의 매일 미 정찰기가 한반도로 날아오고 있지만 위치 정보를 스스로 노출시키며 하루에 2대의 전략정찰기를 투입한 것은 미국이 그만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