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지금까지 인내력 발휘…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 성탄절 전후 도발 가능성 시사
테이프 커팅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양강도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혹한에 털모자와 코트를 차려입은 당 간부들과 달리 가죽코트만 입은 김 위원장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북한은 이날 북-미 비핵화 대화의 연말 시한을 재차 강조하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은 이날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주장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지난달 28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한 미국 국무부 반응)’은 어리석은 잔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진행해 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기에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 바이다”라고 했다. ‘해야 할 일’이란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연말 협상이 결렬될 경우 상응 조치에 나설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결국 북한이 도발 명분을 쌓는 것이며 김 위원장이 삼지연을 찾은 만큼 연내 중거리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3일 세종연구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공동 주최 ‘2020년 한국의 전략’ 포럼에서 “북한은 높은 수준의 ‘신뢰 조치’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어 2차 실무회담이 열리기 어렵고, 열리더라도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며 “남북 관계 난항에 대비한 플랜B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