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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원희룡 캠프 관계자 2명 항소심서 무죄

입력 | 2019-12-04 14:13:00

법원 "검찰이 제시한 증거 만으로 혐의 입증 안 돼"
"골프장 CCTV 많지만 한 곳만 조사, 검찰 수사 부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상대방 후보의 ‘경선 축하 골프 모임’ 의혹을 제기한 원희룡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 이재권 수석부장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5)씨와 B(4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선거캠프 공보단장과 대변인으로 일하던 A씨 등 2명은 지난해 5월25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선 직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후원자들과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의 논평을 제주 지역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른바 ‘공짜골프’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문제가 불거지자 문 후보 측 대변인은 이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논평이 불과 선거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상대방 후보의 평가를 깎아내리는 데 이용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쳐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경선 축하 골프 모임’이 실제 있었다는 의심이 들고,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증인들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의 부실함도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골프장에는 프런트는 물론, 현관과 주차장 등에도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프런트 외 다른 영상을 조사하지 않았다”며 “그나마 조사한 영상도 얼굴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했다.

이어 “위 골프장은 프런트를 거치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당 녹화영상에 문대림 후보자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문 후보자가 방문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결국 이 사건 논평자료는 매우 신빙성이 높은 진술에 터잡아 작성된 것으로서 그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각각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