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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미혼 남녀 47% “결혼할 생각 없어”…10명중 6명 “출산 NO”

입력 | 2019-12-04 15:01:00

인구보건복지협회, 20대 1000명에 '저출산 인식조사'
男보다 女가 '결혼 부정적'…가부장제 싫고 혼자 행복
출산 의향 있다 '43%'…"한국, 아이 키우기에 부적절"
10명 중 6명 현재 연애 안해…26% "필요성 못느껴"




 20대 미혼 남녀 47%는 앞으로 결혼할 의향이 없거나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결혼에 부정적인 태도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드러져 57%에 달했다. 특히 이들 10명 중 6명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었다.

나아가 20대 10명 가운데 6명은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는데 한국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결혼제도에 대해선 10명 중 8명이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60%는 동성 간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데 찬성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4일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한 2차 저출산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대 미혼 남성과 여성 5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10월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결혼에 부정적” 女 57%·男 38%…10명중 4명 “연애 중”

향후 결혼 의향에 대해 47.3%가 ‘하고 싶지 않은 편’(39.3%)이거나 ‘절대 하지 않을 것’(8.0%)이라고 답했다. ‘꼭 할 것’(18.7%)이라거나 ‘하고 싶은 편’(34.0%) 등 긍정적인 의향을 보인 비율은 52.7%였다.

이처럼 향후 결혼 의향이 없는 편이거나 절대 없다는 응답률은 여성이 57.0%로 남성(37.6%)보다 19.4%포인트 높았다. 여성은 10명 중 1명(10.6%)이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해 남성(5.4%)보다 비중이 2배 가까이 많았다. 반대로 ‘꼭 결혼하겠다’는 응답률은 남성이 26.4%로 여성(11.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결혼 의향에 부정적인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여성은 ‘가부장제 등 양성 불평등 문화가 싫어서’라는 응답률이 30.5%,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29.1%였으며 ‘출산 의향이 없다’거나 ‘경력 단절’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은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이유가 43.1%,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답이 16.5% 순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경제적 여유 부족을 꼽았다.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20대 미혼자는 36.6%로 10명 중 4명이 안 됐다. 연애하지 않는 이유로는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26.9%,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25.3%, ‘여유가 없어서’ 22.3% 등을 꼽았다. 여유가 없다고 느낀 요소로는 경제적 여유, 시간적 여유, 심리적 여유 순이었다.

비혼이나 혼자 사는 ‘혼족’에 대해선 47.8%가 긍정적이었으며 부정적 의견은 6.9%(아무 생각·감정 없음 45.3%)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대 본인과 달리 사회가 바라보는 태도는 절반 가까이(49.2%)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인식(좋게 대한다 7.4%)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20대 미혼자 80.5%는 현재 우리나라 결혼 제도가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답했다. 여성의 85.8%, 남성의 75.2%가 이런 생각이었다.

결혼 제도와 관련해 동성 간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동성혼에 대해선 60.3%(남자 43.8%, 여자 76.8%), 결혼은 하지 않고 1명과 동거하며 부양·협조하며 생활하는 생활동반자법 도입엔 69.1%(남자 58.2%, 여자 80.0%)가 각각 찬성했다.

‘결혼’ 하면 떠오르는 단어 2개를 묻자 가족·가정, 돈(자금), 사랑, 행복, 자녀, 주택마련, 답답함·얽매임, 안정감(안착) 순으로 집계됐다.

20대 중 22.6%는 주변에서 결혼한 사람들을 봤을 때 ‘불행해 보인다’거나 ‘힘들어 보인다’는 등 부정적이 느낌을 받았는데 이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부모의 결혼생활에 대해선 남녀 모두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불행한 편’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다. 남성(29.8%)보다는 여성(49.8%)이, 나이대가 높을수록(20~23세 남자 21.1%, 27~29세 여자 54.8%) 이런 의견이 많았다.

◇10명 중 6명 “아이 낳고 싶지 않아”…“아이 키우기에 한국 부적절”

향후 출산 의향을 묻자 20대 미혼 남녀 10명 중 6명(56.9%)은 낳고 싶지 않은 편(낳고 싶지 않은 편 41.5%, 절대 낳지 않을 것 15.4%)이라고 답해 낳고 싶은 편(꼭 낳을 것 12.3%, 낳고 싶은 편 30.8%)이라는 응답률을 앞섰다.

출산에 대해 여성의 71.2%가 부정적인 의향을 보여 남성(42.6%)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여성 4명 중 1명(23.0%)은 ‘절대 낳지 않겠다’고 답(남성 7.8%)했다.

주변의 자녀를 키우는 가족들을 봤을 때 부정적으로 느낀다는 응답이 21.0%였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데 적절치 못하다’는 응답이 36.4%로 가장 많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응답(24.1%)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양성평등, 독박육아, 출산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고르게 나타났다.

결혼 후 의도적으로 자녀를 낳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이 39.5%로 부정적 의견(9.0%)보다 많았다(아무 생각·감정 없음 51.5%).

‘자녀’하면 생각나는 단어(2개)는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 사랑, 기쁨과 행복, 돈과 경제력, 나의 일부, 양육, 가족, 희생 순이었다.

결혼 전 성관계에 대해서 70.0%는 ‘결혼하지 않더라도 상대방과 사랑하는 사이라면 괜찮다’고 답했다. 반대로 ‘결혼 전까지 성관계는 절대 안 된다’에 대해선 본인은 4.2%, 배우자는 6.2%만이 그렇다고 했다.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검진여부에 대해 남성은 83.0%가 ‘전혀 가 본 적이 없다’고 답해 38.0%에 그친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가지 못하는 이유로 남성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많았고 여성은 검진비 부담, 두려움, 부정적 시선 등 이유가 복합적이었다.

애완(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응답자의 96.4%가 애완(반려)동물은 가족구성원이라고 응답했으며 31.3%는 결혼할 상대방이 동물을 키우는 것에 반대한다면 결혼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아동 출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노키즈 존’에 대해선 61.4%가 ‘가게 주인의 권리’라고 허용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19.2%는 ‘선호한다’고까지 답했다.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다’(9.3%)거나 ‘정이 없고 각박하게 느껴진다’(7.7%)고 말한 미혼자는 각각 10%가 채 안 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신언항 회장은 “연애·결혼·자녀·가족에 대한 가치관은 바뀌었으나 아직 사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5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조사 발표 및 토론회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인구정책과생활정치를위한의원모임과 공동 개최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