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장 새로운 활동… CNN “트럼프에 분명한 메시지” 미군에 3대밖에 없는 정찰기 띄워 양측 설전 이어 긴장감 고조 일각 “성탄절 전후 北도발 가능성”
미군 특수정찰기 RC-135S.
동창리의 이상 분위기를 보여주듯 6일 오후 북한 내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도발 관련 통신 정보 등을 수집하는 미군 특수정찰기 RC-135V(리벳조인트)가 한반도로 출격해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대북 감시 비행에 나섰다. 앞서 이날 오전엔 미군에 3대밖에 없는 정찰기 RC-135S(코브라볼)가 일본 열도 상공을 거쳐 동해로 출격하는 등 미 정찰기가 연일 한반도로 출격하고 있다. 북한을 사실상 포위하며 도발에 나설 수 없도록 밀착 감시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쓰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역에서 증설 중인 사실도 알려졌다.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CNN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곳의 해체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의 일부 시설에 대한 해체를 진행하자 이를 자신의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직접 해체 의사를 밝혔던 곳에서 엔진 실험을 재개한다면 약속이 깨졌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이달 초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위협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도발이 크리스마스 전후에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6일 “동창리 내 움직임이 최근 들어 가장 중대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엔진 실험 등 실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군에서도 동창리 일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도 이르면 올 연말쯤 ICBM 도발 재개 신호탄으로 엔진 추가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동창리 엔진 시험장에서 기존에 완성한 액체엔진보다 추력이 더 개선된 액체엔진을 개발해 화성-15형(최대 사거리 1만3000km 추정)보다 사거리가 더 길어진 신형 ICBM 개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들베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서해 발사장에서 기존에 없었던 선적 컨테이너가 포착된 것을 두고 “북한의 활동이 더 위협적인 무기 발사로 나아가고 있다. 심각한 단계”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