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랠프 월도 에머슨 ‘성공이란 무엇인가?’
카이로나 런던의 박물관에 가 보면 누워 있는 고대 이집트 미라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주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 옛날 미라의 가족들은 주인이 다시 환생할 줄로 믿었다. 이를 위해 미라를 그토록 정성껏 만들어 보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허황된 믿음이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주인은 오질 않고, 매번 가 봐도 바싹 마른 미라만 청승맞게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붙들고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세상은 소풍을 온 듯 아름답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미래에 태어날 후손들을 위해 개선해야 할 모순과 부조리가 가득하다. 당장 해결할 일들이 너무나 많기에 우리가 죽은 후 어디로 가는가 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그렇다고 거창하게 행동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자기가 서 있는 바로 그곳에서 조금만 더 노력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면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