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도발 움직임]北 ‘대단히 중대한 시험’ 정체는
○ ICBM용 신형 고체연료 엔진 테스트했나
우선 북한이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을 테스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화성-14형(ICBM급)과 화성-15형(ICBM)은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한다. 2016년 9월과 2017년 3월에 공개한 ‘백두엔진’을 화성-14, 15형의 1단 추진체로 만들어 2017년 말 세 차례나 발사해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반면 고체연료 엔진은 이런 문제가 없다. ICBM에 연료를 장착한 상태에서 언제든지 기습적으로 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고체연료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를 세워서 발사까지 10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사전 탐지가 힘들고 요격 준비 시간도 단축돼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간 액체연료에 기반을 둔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고체연료 엔진을 활용한 신형 중단거리 미사일(대남 신종 타격무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로 교체한 것도 기습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걸로 봐야 한다.
그런 만큼 대미 핵 타격의 결정판인 ICBM의 고체연료화는 북한의 ‘최종 목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할 경우 진정한 의미의 이동식 ICBM을 갖게 되는 걸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이 올여름부터 ICBM 이동식 발사용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서 증설하고 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도 북한의 ICBM 전력화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게 군 안팎의 진단이다.
○ 위성 발사체용 추진체나 신형 액체엔진 가능성도
이와 함께 북한이 위성 운반용 장거리 로켓에 사용할 추진체의 성능 시험을 했을 수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그간 동창리에선 액체연료 엔진을 수직으로 세워 분사 시험을 해왔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백두엔진’을 2개나 4개가량 묶어 만든 위성 발사체용 1단 추진체를 테스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 출력이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로 알려진 백두엔진 4개를 결합한 1단 추진체는 1t 이상의 위성도 쏴 올릴 수 있다.
2017년 3월 동창리 엔진시험 장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