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발사장서 중대한 시험, 전략적 지위에 변화” 신형엔진 시험한듯… 트럼프 “北, 대선개입 말라” 경고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실시했다고 밝힌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킬 대단히 중대한 시험’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이 기술을 활용한 위성 발사체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에 이어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약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적대적인 행동을 하기에 김정은은 너무 똑똑하고 너무 잃을 게 많다”며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협정에 서명했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화 하거나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 간섭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 있는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약속한대로 반드시 비핵화 해야 한다. 나토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문제에 대해 단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7일 오후 서해 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험이 진행됐다.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중앙위는 김 위원장을 의미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한 뒤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그는 내가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는 걸 알고 있으며 (미국)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8일 트윗은 7일 백악관 발언에 이어 하루 만에 다시 나온 것으로 북한이 재선 레이스에 재를 뿌릴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을 재차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7일 미사일 시험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화를 한 직후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30분 동안 통화를 하고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양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다시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