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회동서 국회정상화 합의 한국당, 오후 4시 의총 거쳐서 필리버스터 철회키로 공수처 등 패스트트랙法 정기국회에 상정 안한다 9일 본회의 취소…10일 본회의서 예산안·민생法 처리 오늘 한국당·바른미래당 간사 참여한 예산심사 재개 한국당, 패트法 협상 여부 미지수…충돌 불씨 남아
여야 교섭단체 3당은 9일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철회하면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정기국회 내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이날 본회의는 열지 않고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데이터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처리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낮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국회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은 내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며 “(내일 본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를 (오늘 중에) 열어서 데이터3법 같은 것들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따르면 여야 3당은 오는 10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 이날부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간사가 참여한 가운데 예산안 심사를 재개키로 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앞서 199개 안건에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이날 오후 4시 의총 동의를 거쳐 철회키로 했다.
이 같은 합의가 지켜진다면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안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만일 한국당이 의총에서 선거제·검찰개혁법과 유치원3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철회를 확정할 경우 여야는 파국 직전에 멈춰서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들을 일괄 상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결사저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서 자칫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파행 속에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문 의장은 (원내대표들에게) 마지막까지라도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번 정기국회 안에라도 쟁점법안은 여야 3당이 협의를 거치도록 촉구를 했다”고 전했다.
여야가 가까스로 파국 앞에 멈춰서기는 했지만 최대 쟁점인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한 한국당의 협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아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해 “거기까지는 명확하지 않고 내일까지만 명확해진 것”이라며 “우리는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안까지 이야기가 시작되면 얼마든 협상하고 합의할 수 있다고 말을 했다”라고 전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논의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4+1에서 상당 부분 협의를 진행해온 터라 한국당과의 예산 심사가 재개될 경우 어느 정도까지 기존 협의를 인정할 것인가가 변수다.
4+1은 정부 원안보다 1조2000억원 가량을 순삭감한 512조3000억원대의 예산안 수정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그것(4+1 협의)을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이야기다. 우리는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선 한국당이 그동안 예산심사 과정에서 갖고 있었던 문제 의식도 거의 다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런 부분을 다 원점으로 돌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심사하자고 하면 사실상 내년도 예산안을 내일 처리하는 게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