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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하자마자 진로 설계… 취업 선배 경험 모아 학생들에 제공

입력 | 2019-12-10 03:00:00

[2019 청년드림대학 평가]최우수대학 10곳 ‘남다른 강점’
동아일보-고용부-마크로밀엠브레인 공동평가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 대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성균관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2019 성균관대 잡페어’에선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맞춤형 구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위쪽 사진). 아주대는 학생들이 직접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추천하는 ‘아주 히든챔피언 학생발굴단’ 운영을 통해 추천 채용이나 인턴십 확대 효과를 얻고 있다. 성균관대·아주대 제공

“당신은 ‘마음만 취준생’ 유형.”

순천향대 재학생 한 명이 온라인 시스템에 로그인하는 순간 이런 문구가 떴다. 순천향대의 취업지원 시스템(전주기학생종합지원시스템)에 접속하면 이처럼 자신의 취업준비 유형을 분석한 맞춤형 정보를 볼 수 있다.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목표는 있으나 실제적인 취업 준비 활동이 부족함’이라는 따끔한 부연 설명도 확인할 수 있다. 의욕은 있으나 실질적인 취업 준비가 미흡한 ‘마음만 취준생’인 학생이 43개 학과에 108명(13.0%)이 있다는 친절한 분석 결과도 제공된다. 순천향대는 학생 스스로 자격증과 어학, 학점 등 스펙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올해 최우수 청년드림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의 취업·창업 지원, 진로 지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서비스가 많다. 학생들을 돕는 조직과 시설은 기본이다. 취업능력을 계발할 수 있게 다양한 ‘소프트웨어’도 선보이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길을 스스로 찾고 필요한 역량을 차근차근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빅데이터로 스펙 관리

4회 연속 최우수 대학에 이름을 올린 한양대는 졸업 때까지 학생들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바로 ‘한양경력개발시스템’이다. 학생들이 가장 체감하는 서비스는 ‘취업 준비도’ 진단이다. 한양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개발해 적용했다. 어떻게 구직 준비를 하고 있고 어떤 수준에 도달했는지 마치 ‘과외 교사’처럼 알려준다. 학생은 자신을 비롯해 학과, 학교의 수준을 비교하면서 취업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시스템에는 기업 10만여 개의 데이터베이스와 채용 정보가 담겨 있다. 선배들의 취업 후기와 합격 자소서 등 모든 취업 정보가 모여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선배의 데이터가 후배에게 지식과 경험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라며 “올해는 그동안 수집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우수 대학들은 빅데이터를 학생들의 취업 지원과 진로 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학생의 모든 정보를 통합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교수 상담이나 인재 채용 추천에 활용한다.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의 스펙을 분석한 뒤 유형별로 정리한 정보도 인기다. 재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4회 연속 최우수 대학에 선정된 순천향대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종합지원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더욱 진화했다. 모든 학생은 1학년 입학과 동시에 진로설계서를 작성하고 매년 교수 상담과 심리검사, 진로적성검사 등을 진행한다. 그 결과는 모두 시스템에 반영된다. 공인 영어점수와 자격증, 대외 활동 등도 기록된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고등학교 때 작성하는 학교생활기록부 같은 것”이라며 “과거 이런 데이터 관리 없이 상담 위주로 취업 준비를 지원할 때와 비교하면 학생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는 내년에 인공지능(AI) 면접관을 도입해 학생의 표정과 목소리, 자주 말하는 단어 등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입학부터 취업까지 맞춤형 지원

선문대는 매년 학생생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신입생 때부터 ‘밀착관리’를 통해 취업실패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학교 측은 실태조사를 통해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거나 ‘진로는 정했으나 구체적인 준비나 계획이 없다’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선문대는 1, 2학년의 학사제도를 진로 교과목 중심으로 개편했다.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직업상담을 전공한 전임 교원을 배치했다. 자존감이 낮은 학생의 경우 1년에 두 차례 캠프를 열어 취업에 대한 동기 부여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성균관대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집단심층면접(FGI)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성균관대 학생만의 진로·취업 고민을 10가지로 압축했다. 각각의 해결안을 가이드로 만들었다. 학과별로 최근 졸업자의 취업 동향과 대학원 진학, 취업 프로그램 참여 여부 등을 분석해 로드맵도 만들었다.

인하대의 ‘진로지도종합시스템’도 학생이 스스로 진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진로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학기별로 학습 계획과 비교과 참여 계획, 진로 계획을 작성하고 지도교수의 코칭을 받는다. 인하대는 2014년 평가 후 이번에 최우수 대학으로 복귀했다.


○ 특성화와 산학협력으로 성과

경운대와 동명대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취업 정보나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을 어느 정도 극복했기 때문이다. 경운대는 항공특성화대학에 맞춰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기계공학과와 항공전자공학과는 공군 제16전투비행단, 항공운항학과는 여수비행장과 사천비행장으로부터 실습 교육을 받는다. 항공서비스학과는 김해국제공항에서 수하물 관리, 보안검색 서비스, 기내 보안 서비스 등 직무 교육을 진행한다.

동명대에는 취업 컨설턴트 10명이 일자리센터에 상주한다. 재학생들은 아무 때나 센터를 방문해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요령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직군별로 진행하는 실전 모의면접 교육이 인기다. 메이크업과 코디뿐 아니라 호감을 주는 발성, 표정, 시선 처리법까지 배운다.

3회 연속 최우수 대학에 선정된 한국기술교육대는 철저한 취업 중심 교육과정으로 유명하다. 코딩, 6시그마 등은 물론이고 직무적성검사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을 대비한 강의도 운영 중이다.

아주대는 학생들이 스스로 강소기업을 발굴해 추천하는 ‘아주 히든챔피언 학생발굴단’을 운영한다. 국내 대학에서 처음이다. 아주대 관계자는 “선정 기업 중 아주대 학생을 위한 별도 전형을 마련하거나 추천 채용과 인턴을 확대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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