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학년마다 수백 명, 그것도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는 창천초의 현재 전교생은 129명. 6학년생은 24명인데 내년 신입생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인근 재개발로 세입자들이 동네를 떠나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 내년 2월이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지만 예상되는 학령인구는 교육부 기준 적정 인원인 360명에 못 미친다고 한다.
▷초·중, 또는 중·고를 합치는 통합학교는 1998년 도입돼 지금까지 전국 100여 곳으로 확산됐다. 서울에서는 올봄 송파구 재건축단지에 해누리초·중이음학교가 애초부터 통합 형태로 신설됐다. 9개 학년을 합쳐 49학급 규모니 학생이 아주 적은 건 아니지만, 앞으로 줄어들 것을 처음부터 감안했다. 시설과 행정인력, 교사들을 공유하고 방과후활동도 연계해 운영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한다. 인구 감소 시대, 학교 현장의 콤팩트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너도나도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에 대해 취업난과 집값, 양육 여건 악화 등이 흔히 이유로 꼽힌다.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이란 책으로 정리된 전문가들의 논의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지목했다. 인구학자 맬서스는 인간의 두 가지 본능(생존과 재생산) 중에서 생존 본능이 앞선다고 했는데 나부터 살아야 하니 아이를 안 낳는다는 것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설’ 관점에서 가임세대가 출산 대신 자신의 성장에 자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 수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청년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하다. 뾰족한 대책이란 게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지만, 손놓고 있을 수만도 없다.
서영아 논설위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