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건우병원 ‘수부상지 전담팀’ 운영 손목터널증후군-건초염 등 수부질환 방치하면 주변조직 상하고 기능장애 최소절개 내시경수술 당일 퇴원 가능 테니스-골프엘보 난치성 팔꿈치통증도 조직재생-비절개유리술로 개선
골절, 절단 같은 외상이나 류머티스 관절염 같은 눈에 띄는 변형이 없다면 지속적인 손과 팔 통증에도 병원을 찾는 환자는 드물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에서 수부·상지 분야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수부상지 치료에 매진해온 이들이 있다. 연세건우병원(병원장 박의현) 수부상지 전담팀의 문홍교 하승주 원장이다.
문홍교 하승주 원장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김성재 교수(전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의 관절내시경 전임의 과정을 함께했다. 그리고 연세건우병원에서 다시 만나 다양한 수부상지 질환의 치료를 위해 전담팀 체계를 만들었다.
■ 모르고 방치해 키우는 손과 팔 질환들
최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골프나 배드민턴, 야구 등 레저 인구가 많아지면서 수부상지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 원장과 하 원장에 따르면 이름 정도를 들어봤을 뿐이지 정확하게 알고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며 잘못된 정보로 병을 키워 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사무직의 직업병으로 잘 알려진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이 아픈 환자 대부분 본인의 증상이 손목터널증후군인 줄 알 만큼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문 원장은 인지도는 높지만 인식도는 과거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런 오해는 또 있다. 팔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테니스, 골프 엘보다. 두 질환은 명칭 탓에 관련 운동을 하는 특정 인구가 겪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연간 환자 수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이 중 명칭과 관련된 스포츠 손상 비율은 미미하다. 주로 목수, 디자이너, 교사, 주부, 사무직, 엔지니어, 의사 등 팔꿈치 사용이 잦은 직업이나 생활환경 요인과 결부된 경우가 대다수다.
손은 몸에서 가장 작지만 감각이 집중돼 있는 민감한 부위다. 잠들기 전까지 가장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손상 위험이 높다. 실제 수지접합을 제외하고도 수부 근·골격계 질환은 연간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대표적으로 손가락 통증의 방아쇠수지, 손목의 드케르뱅과 터널증후군, TFCC(삼각섬유연골복합체손상)이 있다.
방아쇠수지와 드퀘르뱅은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막(건초)에 염증이,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의 움직임과 기능을 관장하는 정중신경 손상으로 발생한다. TFCC는 허리의 디스크처럼 손목을 이루는 큰 뼈와 아래팔뼈(척골) 사이에 서 힘의 분산과 압박을 지탱하는 삼각섬유연골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위 질환들은 보존치료에도 증상이 재발되거나 호전이 없어 만성화 단계에 들어서면 손의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건초염은 염증이 심화되면 힘줄과 주변 인대 조직 손상을 야기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압박이 지속되면서 손상이 심화될 경우 감각과 기능 상실의 후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TFCC는 불안정증과 관절 마모로 인한 수부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적기에 수술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문 원장과 하 원장은 관절내시경 전임의 시절부터 이어져온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해 작고 복잡한 수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한 도달법을 적용해 모두 최소 침습 방식의 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내시경 수술은 작은 구멍 하나만을 이용해 수술한다. 따라서 수술 후 통증 경감 효과가 높고, 개방형 수술과 달리 절개 부위 회복, 감염 예방을 위한 치료 지연 문제없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또 내시경의 경우 기구가 미세하고 카메라의 확대기능을 활용해 주변 조직을 면밀히 살피며 수술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 예방이 가능하고 종종 동반된 질환의 동시 치료가 가능해 추가 수술 부담이 없다.
실제 문홍교 하승주 원장 염구팀이 5년간 내시경수술 환자의 장기추시결과 손목터널증후군, 방아쇠수지, 드케르뱅 증후군의 평균 입원기간은 0.8일로 당일 수술·퇴원이 가능했다. TFCC 손상 역시 1일로 수술 이튿날 퇴원 가능할 만큼 회복이 빨랐다. 수술 후 통증을 측정하는 각 수술의 통증점수(VAS SCORE)는 10점 만점에 평균 2점대로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었다.
팔꿈치는 아킬레스건과 함께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저혈구간이다. 이 때문에 팔꿈치의 힘줄 접합부는 손상 발생 시 통증 발현기간이 짧더라도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되거나 증상의 호전이 없어 난치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문제는 효과적인 단일 치료법이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병원 저 병원 떠도는 환자가 많다.
치료방법은 혈류채널을 개설하는 미세건유리술과 손상된 힘줄 및 주변 조직을 혈소판 풍부혈장을 이용한 조직재생 치료 2단계로 구분된다. 미세건유리술은 고해상도 초음파를 이용하여 염증의 국소 부위를 찾는다. 다음 초음파 전달 속도를 계산해 힘줄 상태를 그레이드(Grade) 1∼3로 구분한 뒤 미세침을 활용해 염증 제거와 힘줄 유리술을 시행하며 힘줄 상태에 맞는 정도의 혈류채널을 개설한다.
미세건유리술을 마치면 바로 조직재생술을 진행한다. 조직재생은 건, 인대, 연골, 근육에서 세포 증식 및 분화 촉진, 혈관 신생 등 조직 재생에 효과가 뛰어난 자가혈소판 풍부 혈장을 채취해 손상된 힘줄과 주변 조직에 주입한다. 총 수술시간은 10분 내외, 부분마취로 진행돼 힘줄 파열과 같은 중증이라도 큰 부담 없이 당일 수술·퇴원의 원스톱 치료가 가능하다.
한편 연세건우병원 수부상지팀은 국내에서도 드문 건염부터 관절염까지 수부상지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 치료가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단순히 많은 환자의 치료 경험이 장점은 아니다. 이들은 3000례 이상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관절전문 SCI 저널 KSSTA 심사위원과 AAC 학술대상을 수상과 2년 연속 국제정형외과 학술대회에 수부상지 발표자 선정 등 분야 치료개선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국제적인 수부상지 선도형 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