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리즘 아니야" "이게 바로 예술"
12만달러(약 1억5000만원)짜리 바나나 ‘작품’을 먹어치운 미국의 행위예술가 데이비드 다투나가 자신의 행동을 “예술 퍼포먼스”로 주장하면서 “(작가에게)미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바로 예술가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먹은 것은 바나나 또는 예술품이 아니라 “작가의 개념”이란 주장도 했다.
다투나는 지난 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덕테이프로 벽에 붙여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을 떼어내 먹어버려 충격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12만 달러에 팔린 바 있다.
CNN에 따르면, 다투나는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건 반달리즘(예술작품이나 공공기물 파괴행위)이 아니다 .내겐 예술 퍼포먼스이다. 그래서 절대 미안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유럽 조지아 출신으로 22년간 뉴욕에서 살며 활동해온 다투나는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반푸틴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는 등 도발적 작품활동을 해온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2달전에는 백악관 앞에서 ‘SOS성조기’ 퍼포먼스를 한 적도 있다.
다투나는 카텔란의 바나나를 먹을 생각을 언제했느냐는 질문에 “(7일) 이른 아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걸 퍼포먼스, ‘헝그리 아티스트’ 퍼포먼스라고 부른다. 왜냐면 배가 고파서 먹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바로 예술가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이다. 예술로 대화하는 것이다. (‘코미디언’은) 그의 작품이고, 이건(바나나를 먹은 것) 나의 퍼포먼스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감옥에 갇힐까봐 두려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투나는 전시장에서 바나나를 먹기 전 체포될 것에 대비해 친구들에게 변호사를 부른 준비를 하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