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경기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또래 성추행 사건’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9일 “죄송하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누리꾼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사과를 받아야 할 아이 어머니가 왜 고개를 숙인 것일까. 바로 가해 아동 부모 측이 자신들을 비난한 누리꾼들을 대거 고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성남중원경찰서는 이날 가해 아동 측과 어린이집 측이 사건 관련 댓글을 단 누리꾼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했다. 가해자 측과 어린이집 측은 악성댓글을 단 이들이 다수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고 성명 불상자로 고소장에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먼 제 삼자가 송사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된 어머니는 이날 보배드림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탄식했다. 그는 “조용히 가슴에 숨겨두고 살 걸, 괜히 살아보겠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죄 없는 분들께 폐를 끼쳤다”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뭐가 죄송하냐. 여기 있는 사람들, 자기 앞가림한다”, “다 같이 사는 세상이다. 힘내시라” 등의 의견을 남기며 위로했다.
이 사건은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 아동의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가 ‘아동 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확산됐다.
작성자는 “제 딸은 어린이집에서, 그리고 아파트 단지의 어두운 자전거 보관소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강제추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다른 아동들로부터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가담했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병원에서 자신의 딸의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3일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