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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겼지만…’, 잘 막고 많이 두드린 태극낭자, 이기는 축구를 지향하다

입력 | 2019-12-10 20:00:00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콜린 벨(가운데). 사진제공|KFA


여자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공식 데뷔전를 무승부로 마쳤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그래도 여러 부분에서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대회 개막 공식기자회견에서 “전승 우승이 목표”라며 당찬 포부를 전한 사령탑의 의지대로 태극낭자들은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2005년 원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여민지(수원도시공사)를 중심으로 손화연(경남 창녕WFC), 최유리(구미 스포츠토토)를 최전방에 세운 한국은 베테랑 수비수 심서연(인천 현대제철)을 후방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상대와 맞섰다.

기존의 여자축구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는 패턴이었다면 벨 감독 체제에서는 적극적인 전진 패스와 과감한 돌파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압박, 속도와 리듬 모두 만족스러웠다. 공간이 열리면 곧장 슛을 시도하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또한 볼을 빼앗기면 순식간에 주변을 에워싸 공세로 다시 전환하는 투지도 인상적이었다.

10월 한국축구 사상 처음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두 차례 소집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점검한 뒤 새로운 컬러를 입히는 데 주력했다. 사실 중국은 버거운 상대다. 여자월드컵에서 출중한 족적을 남긴 아시아 전통의 강호인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로 20위의 우리를 앞선다.

역대전적에서도 4승5무27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열세다. 마지막 승리의 기억은 2015년 8월 중국 우한 대회(1-0)로 그 후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부끄러움 많고 겸손한 선수들이지만 실전에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벨 감독의 주문에 따라 제자들은 기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한국은 내년 2월 제주도에서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갖는다. 미얀마·베트남·북한과 조별리그에 앞서 벨 감독은 ‘위닝 멘탈리티’를 선수단에 이식하려 한다. 자꾸 이기는 축구를 해야 중요한 승부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본다.

첫 단추를 ‘절반의 성공’으로 꿴 여자대표팀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대만과 2차전을 갖고, 17일 구덕운동장에서 운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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