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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2년 만의 안보리 소집… 北 도발은 더 센 압박 부를 것

입력 | 2019-12-11 00:00:0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1일 북한의 최근 도발적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미국이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논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한 것은 2년 만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국제사회가 ‘최대의 압박’으로 맞서던 재작년 말 국면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도발을 문제 삼지 않았다.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는 도발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유럽 국가들이 안보리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해온 것과 달리 미국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당초 10일에도 유럽 국가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토의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입장을 유보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중대 시험’ 발표 등 대형 도발이 가시화되면서 적극 대응으로 선회한 것이다.

안보리가 열리면 추가 제재 등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북한에 협상의 판을 깨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도 9일 북한을 향해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회의는 중국 러시아 등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에 대해서도 느슨해진 대북제재 이행을 강화하고 추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정해 놓고 대미 협박을 강화하는 것도 제재에 따른 고통이나 초조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연일 호전적 언사를 쏟아내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허장성세일 뿐이다. 북한은 그제도 고위급 관료를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김정은의 ‘침묵’을 강조했다. “우리 국무위원장은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고, 야유적이고 자극적 표현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은 벼랑 끝 타결, 즉 북-미 정상 간 담판일 것이다. 김정은은 하다못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라도 보내주길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예측불가의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나 안전 보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놓고 협박하며 어떤 보상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고, 김정은에게 닥칠 것은 명줄을 더욱 죄어오는 압박과 제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