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대속 내년 예산안 통과]
내년 예산 512조3000억 확정
한숨 돌린 국무위원들 1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이 군소 야당과 손잡고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킨 뒤 이낙연 국무총리(가운데) 등 본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SOC 예산 1조 원 가까이 증가
정부안 기준으로 작년 대비 12.9% 늘었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국회 심사를 거치면서 17.6%(9000억 원) 증가했다.
국토부에서 지출하는 각종 도로 개선 예산에도 정부안에 없던 사업 41개가 포함됐다. 서창∼안산 고속도로 건설, 안산∼북수원 고속도로 건설에 각각 10억 원이 배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사천항공산업대교 건설 예산도 새로 14억 원 배정됐다.
도로, 철도, 항만 사업 가운데 기존 정부 예산보다 규모가 늘어난 사업도 많았다. 해양수산부의 새만금신항 진입도로 및 북측 방파호안 사업 예산은 기존 165억7000만 원에서 30억 원이 추가됐다. 이 사업을 포함해 새만금신항 관련 세부 사업 3개에서만 예산 69억 원이 더 배정됐다. 포항영일만신항 국제여객터미널 사업에도 기존 217억 원 외에 추가로 60억 원이 더 들어간다.
쌀 변동직불제 등 기존 7개 직불제를 합쳐 새로 도입될 공익기능증진 직불제 예산은 2조2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5년 평균 직불제 예산이 1조7000억 원 정도임을 감안해 2조 원 아래로 배정하려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증액을 주장해 2조2000억 원으로 책정됐는데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이보다 2000억 원 더 늘어났다.
○ 복지예산 1조 원 삭감… 작년 대비로는 12% 늘어
국회에서 삭감된 항목을 보면 고용노동부가 청년 구직자를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일반 예산은 2446억7300만 원에서 130억800만 원 깎였다.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주려고 했던 출산급여 예산은 674억4000만 원에서 202억3200만 원이 빠졌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도 1791억200만 원에서 110억 원 줄었다.
그 대신 만 3∼5세 취학 연령 이전 유아에게 제공하는 교육·보육인 누리과정 예산은 2470억 원이 더 반영됐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현재 월 22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인상하고 영아반 급식비와 간식비도 5% 남짓 올린다. 난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난임수술비 지원 예산도 43억 원 추가한 227억 원으로 확정됐다. 그 덕분에 내년부터 난임시술비 지원금은 올해 50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오른다. 아울러 현재 만 12세인 초등학생인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 예산도 늘려 내년부터 접종대상을 중학교 1학년생으로 확대한다.
○ 내년 국가채무 800조 원 돌파
이날 확정된 예산은 여전히 ‘초슈퍼급’이어서 재정건정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1조5000억 원으로 올해 예산안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37조6000억 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어난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보장성 기금을 뺀 금액으로 실제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내년 국가채무는 805조2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약 60조 원으로 올해(33조8000억 원)와 비교하면 약 26조 원 많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