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김진표 발탁 반대에 급선회… 정세균 지명땐 국회의장 출신 첫사례

여권 핵심 관계자는 11일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사의 뜻을 전했고, 문 대통령도 수용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역시 “총리 인선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6선의 정 의원은 당초 이 총리 후임 중 한 명으로 거론됐지만 정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서울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히며 김 의원을 적극 추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의원은 6선의 정치 경력에 기업인 출신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경제 현안에 두루 밝다는 점이 고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전남 영광)에 이어 정 의원(전북 진안)도 호남 출신이다.
‘김진표 총리 카드’ 불발은 진보 진영의 반발이 결정적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은 김 의원이 “반개혁적이고 친재벌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며 총리 지명을 강하게 반대했다. 한 여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경제·통합의 상징성이 있는 김 의원을 총리로 발탁하고 싶어 했지만 주변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했다.
후임 총리에 대한 검증이 새로 시작되면서 후속 개각과 인선도 더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임 총리 지명은) 이달 중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