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렴 환자 42%가 0∼9세 심한기침-고열-호흡곤란 특징… 치료 늦으면 늑막염 등 합병증 위험
매년 11, 12월은 0∼9세 소아폐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폐렴에 걸리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열과 심한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곧장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최근 인터넷 맘카페에는 ‘마이코플라스마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단어인 마이코플라스마는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 중 하나다. 주로 소아에게서 많이 발병하고 보통 3, 4년 주기로 유행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급증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입원환자만 500∼600명이다.
11, 12월은 0∼9세 소아폐렴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16∼2018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포함한 소아폐렴 환자 대부분이 11, 12월에 진료를 받았다. 연간 전체 환자의 25%다.
폐렴의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하다. 이 중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균 폐렴을 비롯해 아데노바이러스 메타뉴모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호흡기합포체바이러스(RSV) 보카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이다.
문제는 폐렴을 흔히 감기로 오인한다는 점이다. 보통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데다 초기 증상이 발열, 기침으로 감기와 비슷해서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고 보통 2주 내에 호전되는 일반 감기와 달리 폐렴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감기에서는 볼 수 없는 추가 증상을 동반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폐렴을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고 방치했다가 병을 더 키워 합병증까지 얻을 수 있으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폐렴과 감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고열과 심한 기침, 그리고 호흡 곤란이다. 신윤호 서울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은 일반적으로 감기보다 기침을 심하게 해 잠을 설칠 정도”라며 “사나흘 이상 고열이 지속되고 호흡수가 분당 60회 이상으로 빨라지거나 숨을 쉴 때 갈비뼈 사이와 아래가 쏙쏙 들어가는 등의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생 원인에 따른 추가 증상도 있다. 신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균 폐렴은 두통 인후통 마른기침, 아데노바이러스 폐렴은 인후통 결막염 증상, RSV 폐렴은 처음 콧물이 나고 기침과 미열이 발생하면서 쌕쌕거리는 호흡 곤란이 나타날 때가 많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구토 설사 경련 식욕부진이 뒤따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집에서 통원치료를 해야 한다면 실내온도를 20도 내외로 유지하고 가습기 등을 이용해 습도를 40∼60%로 맞추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수시로 물을 먹이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소아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수다. 늦가을∼겨울 환절기에는 가급적 아이와 함께 혼잡한 장소에 가는 것을 피하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아이의 이와 손을 닦이는 게 중요하다. 폐렴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폐렴구균 뇌수막염 독감 등의 예방접종을 정해진 시기에 맞히는 것도 소아폐렴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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