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특근거부” 내세우며 맞서자 “20일까지 해법 찾자” 접속 허용 조합원 게시판엔 “부끄럽다” 글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에서 근무시간에 와이파이(WiFi) 사용을 제한했다가 노동조합의 반발에 조치를 일단 철회했다. 노사는 와이파이를 둘러싼 갈등의 해법을 20일까지 찾기로 했지만 기존의 생산 관행을 놓고 양측이 다시 충돌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자들이 기존처럼 근무시간에도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 시간 중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접속 제한을 한 지 이틀 만에 일단 이를 되돌린 것이다. 회사 측은 2일 생산라인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에만 와이파이 접속을 허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9일 와이파이 접속이 차단되자 14일 특근 거부까지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해 8년 만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로 사측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노조 집행부 교체기를 틈타 회사가 일방적인 조치를 했다는 불만이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런 논란 자체가 울산공장의 문제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 게시판에는 “부끄러워서 회사 점퍼도 못 입고 다니겠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고 울산공장 외 현대차의 다른 사업장에서는 “울산공장 조합원의 힘이 센 건 알았지만 설마 근무시간에 와이파이까지 쓰는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의 작업 관행 등을 앞으로 바로잡는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계속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