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정책평가]복지교육 분야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숨은 쉬고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엄마들은 사나흘 걸러 한 번씩 마스크를 써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분노했다.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하듯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온 국민의 일상이 됐다. 이런 분위기는 동아일보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및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분석한 사회복지 분야 정책평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응책이 연이어 발표됐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전문가와 일반인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롯한 고용 정책은 사회복지 분야 최악의 정책으로 꼽혔다.
○ 효과와 체감도 낮은 미세먼지 정책
미세먼지 대책은 종합평가 3.14점(5점 만점)으로 사회복지 11개 정책 중 하위 3위였다. 특히 세부 항목인 효과성과 만족도가 각각 2.7점, 2.9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차와 발전소 규제, 친환경차 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을 내놨지만 미세먼지 평균 농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효과를 크게 느끼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정책의 특성상 곧장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컨트롤타워 구축을 조언했다.
‘일회용품 감소 및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 정책’은 종합평가 3.47점을 기록했다.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제도와 기업 부담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 근로시간 단축 가장 낮은 평가
올 7월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서 잘 정착하도록 지원 대책을 세웠다. 기업의 신규 채용과 임금 보전 지원 강화, 근로시간 조기 단축 기업에 대한 우대 등이 대표적이다.
고용 정책도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을 내세운 ‘청년일자리 정책’은 종합평가 3.03점에 그쳤다. 효과성과 만족도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현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의 한계라는 분석이 나왔다.
○ ‘문재인 케어’ ‘고교 무상교육’ 높은 점수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항목을 늘리는 ‘문재인 케어’는 종합평가 3.81점으로 사회복지 정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목표가 명확하고 사회 현안을 잘 반영했으며 실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였다. 다만 운영 과정에서의 책임성, 효과성, 투명성이 3.3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 심화와 건강보험 재정 악화, 구체적인 재정 계획 미진 등의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한 교육문화 10개 정책 가운데서는 고교 무상교육이 가장 좋은 종합평가(3.49점)를 받았다.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내년에 고교 2, 3학년으로 확대된다. 2021년에는 고교 전 학년이 대상이 된다. 전문가(4.1점)와 일반인(3.8점) 모두 고교 무상교육 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다.
방과후 학교, 도시숲 정책, 온종일 돌봄 정책 등은 3.41∼3.49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정부학연구소는 “꾸준히 개선에 나선 정책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은 비교적 낮은 3.01점을 받았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지만 정부가 방송 재허가, 재승인 심사권을 쥐고 있어 언론사 성향에 따라 정책 적용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복지교육 분야 평가: 윤견수, 김희강, 김두래, 정해일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