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2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쏘아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은하3호’ 로켓 (뉴스1DB) 2016.2.7/뉴스1 © News1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의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 ‘중대 시험’과 관련, “북한이 ICBM 발사와 같은 명백한 군사적 도발로 회귀하는 대신 위성 발사를 통해 로켓 능력의 진전을 입증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 또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ICBM용 고체연료 로켓엔진의 추진력과 지속시간을 점검한 것일 수 있다”며 “이는 공중에 아무것도 발사하지 않은 채로 지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관련 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작년 4월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실제 북한은 2017년 9월3일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29일 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를 끝으로 2년 넘게 관련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측에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셈법’ 제시 시한으로 정해 통보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전문가들로부턴 “이대로 올해를 넘길 경우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이번 서해발사장 ‘중대 시험’이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스탠퍼드대의 대니얼 스나이더 교수도 이날 일본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기고에서 “미국 내 전문가들은 적어도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며 “대신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시험은 ‘인공위성 발사’라는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그동안 ICBM과 위성 발사엔 액체연료 로켓을 이용하고, 고체연료 로켓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으로 개발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추진체가 기존의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이미 전환된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고체연료를 ICBM 추진체로 사용할 경우 미사일의 은닉·배치가 액체연료보다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을 했든 새로운 엔진을 개발했든 ICBM 기술 향상을 위한 것으로 여러 차례 시험이 필요하다”며 “이번 시험은 워싱턴을 향해 협상에 실패하면 과거의 군사적 대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