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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연 “北, 당분간 저강도 도발…신형 핵무기 공개·위성 발사”

입력 | 2019-12-13 14:45:00

"연말 넘기면 '새로운 길'…美 대응에 따라 변화 가능성"
"北 '강한 도발' 택한다면 내년 북미관계 기대 접은 것"
"남북관계 경색 속 '관광' 이슈…군사회담 제안할 수도"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당분간은 위성 발사, 신형 핵무기·핵잠수함 공개 등 제재 강화 명분이 약한 저강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년 북한 및 국제정세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략연은 “연말 시한 종료시 새로운 길 천명 등이 예상되나 실제 도발은 협상붕괴 책임을 미측에 전가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 명분을 찾아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핵활동 재개, 로켓 시험장 개보수 등 저강도 조치가 예상되나 행동에 나선다면 ‘전략적 지위’를 과시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정지위성을 발사하고 신형 핵무기·잠수함 공개하는 등 제재 강화 명분이 상대적으로 약한 수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최용환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지난 7일) 시험한 엔진을 새 로켓에 얹어 발사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형 엔진을 시험한 지 2주나 3주, 연말 안에 사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너무 빠르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레드 라인’(금지선)을 먼저 넘어 전체 상황을 깨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하기 어렵다”며 “북한은 미국이 깼다는 명분을 만들고 싶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전략연은 “북한이 강한 도발을 시도한다면 최소 2020년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접고 대선 이후 새 미국 행정부를 상대하겠다는 의미”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이달 하순 소집하는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는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을 대체하는 새 전략노선의 채택 여부가 주목될 전망이다.

전략연은 북한의 ‘새로운 길’과 관련, “대내외 전략을 조합한 포괄적 국가전략이자 상대의 대응에 따라 변화하는 융통성 있는 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의 길, 대외적으로는 중·러 등 우방국과 연대의 길, 군사적으로는 핵강국의 길 등이 있다”며 “(북미관계의) 반전 계기 없이 전원회의가 개최되면 비핵화 협상 종료 선언 등 미국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 “(새로운 길을) 대내적으로 연결시키는 부분을 (김정은 위원장이) 숙고하는 상태 같다”며 전원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미국에 한 방 먹이는 차원이면 오는 23~24일을 예상해본다”고 전망했다.

이준혁 연구위원은 “오는 24일은 김정은 할머니(김정숙) 생일날,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날이고 다음날이 크리스마스”라며 “24일에 새로운 길을 발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전략연은 오는 1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과 관련, “실무협상 일정 정도만 합의해도 연말 시한을 넘어갈 수 있으나 북한이 미국 대선 본격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미 간 접촉이 있더라도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수형 학술협력실장은 “(미국이 만나자는) 제스처를 취하는데 북한이 이것 마저 거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봤을 때 책임소재 공은 북한 부분이 더 커진다”며 “이런 추세라면 만날 가능성 높다”고 봤다.

이 실장은 다만 “(북미가) 만날 가능성은 높지만 만난다고 해서 극적타결하거나 교착, 경색된 북미관계가 새롭게 반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며 “(북미 접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경색국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북한의 공개적인 언급과 달리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수요는 존재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략연은 “북미관계가 경색되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전격적인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 등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 군사합의는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북한이 먼저 군사합의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연합훈련 재개 여부가 군사 합의 유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0년 남북관계 이슈는 관광이 될 전망”이라며 “대규모 재정과 노력을 투입한 김정은 3대 핵심건설사업(삼지연, 양덕온천, 원산갈마지구) 성과 도출을 위해서는 관광 활성화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기존과 같이 중국 관광객을 통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임수호 북한연구실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 많지만 대부분 접경지역 단일관광”이라며 “(단일관광은)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울에 있다가 파주를 관광한다고 파주 경제에 도움이 안 되듯이 단일관광이 늘었다고 북한경제에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대북 제재 유지 상황에서 남북교류 재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DMZ(비무장지대) 평화적 활용 관련 유엔사 관할권 문제 등이 조정되면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내년은 ▲당 창건 75주년 ▲조국해방 75주년 ▲6·25전쟁 70주년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10주년 등 정치적 의미가 큰 해로 평가됐다.

전략연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달성 및 주요 정치행사를 경축하기 위한 대내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당 창건 75주년 계기 군 열병식을 포함한 대규모 경축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일기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엘리트 권력과 관련,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지난 10월14일 먀오화(苗華)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방북 이후에 공개석상에 안 나타났다”며 “김정은의 백두산행에도 동행을 안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공식석상에서) 거의 사라져서 안 나온다”며 “12월17일 김정일 기일에 등장하는지 안 하는지에 따라서 신변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남 분야에서는 리선권과 김성혜가 내년에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후임에 누가 임명될 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