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산하 안보전략硏 전망 “군사행동 아닌 말폭탄 던질수도… 당분간 저강도 핵활동 도발”
북한이 연내 북-미 비핵화 대화에서 극적인 반전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달 하순경 개최하겠다고 밝힌 노동당 제5차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와 주목된다.
국정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19년 정세 평가와 2020년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략연은 북한이 앞서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반드시 군사적 도발이 아닌 말폭탄일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의 미국 관련 입장 발표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 당 중앙위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 시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를 공식 발표했는데 아무런 조치 없이 (ICBM 등을) 발사하려면 대내적인 요소도 고려해 명분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당분간은 핵 활동 재개, 로켓 시험장 개보수 등 저강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게 전략연의 설명이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쏟아낸 메시지들을 바탕으로 미국에 대한 비핵화 대화를 그만두되 앞으로의 협상을 핵 군축 협상으로 가져가려 할 공산이 크다”고 부연했다.
전략연은 1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방한으로 판문점에서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했다. 이수형 학술협력실장은 “북한은 북-미 대화의 판을 먼저 깨려고 하지 않는데, 미국의 대화 제스처를 거부한다면 북한의 책임 소재가 커진다”며 “북-미가 만날 가능성은 높지만 만난다고 해서 경색된 북-미 관계가 반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