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향방을 가늠할 한·일 수출정책대화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열리는 이번 대화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일 통상당국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본 도쿄에 있는 경제산업성에서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통상담당 국장급 대화를 진행한다.
지난 2016년 6월에 열렸던 제6차 한일 수출통제협의회 이후 3년 반만에 이뤄지는 ‘대화 재개’ 성격으로 양국은 이번 회의를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로 명명했다. 대회 개최 날짜와 장소, 논의 의제는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준비회의 때 조율이 됐다.
한일 통상당국은 이번 수출정책대화에서 Δ민감기술 통제 관련 현황과 도전 Δ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이행 Δ향후 추진 방향 등 양국 현안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사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지난 준비회의를 거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대화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완화 또는 철회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달 24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준비되는 만큼 실무선에서 타협지점을 도출해 내 회담 성과로 활용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당장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양국 정상이 이번 대화에서 만들어낸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톱다운 방식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최근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한국만을 상대로 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철회를 시사한 발언 역시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불과 일주일인 6일 가지야마 경산상이 “(16일 협의에서 수출규제 변동 문제를) 의제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라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전보다 확실히 긍정적인 톤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의 시한으로 내건 올해 안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성과 도출 가능성을 높게 한다.
이와 반대로 기대했던 성과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한다. 수출규제 조치가 사실상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여서 어떤 식으로든 외교적 해법이 선결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5일부터 이틀간 스페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도 한일 국장급 수출관리정책 대화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의 목적은 일본이 지난 7월 조치한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그 이전으로 원상복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대화를 계기로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영이 정상적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