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울산 덕산그룹 덕산하이메탈 등 7개 회사로 구성…주력 3社 R&D 인력만 174명 달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신소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높여
울산 북구 덕산하이메탈 본사 전경. 이 회사는 창립 이후 20년간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주력해온 향토기업이다. 덕산하이메탈 제공
울산 북구 덕산하이메탈㈜ 본사 사무실 벽면에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 이 회사 창업자인 이준호 회장(73·사진)은 “1999년 5월 창립한 회사의 핵심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힘든 연구개발 끝에 완제품을 개발해도 소재와 부품은 거의 일본 등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 생산만 하는 형태”라며 “이 경우 이익의 대부분을 해외 소재 부품업체가 가져가는 구조여서 소재산업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산그룹은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등 주력 3사를 비롯한 7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주력 3사의 연구개발(R&D) 인력만 전체 503명의 34.5%인 174명에 이를 정도로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3사의 특허 출원 건수는 1279건, 특허 등록 건수는 393건. 2009년(출원 110건, 등록 28건) 대비 10년간 각각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덕산하이메탈은 TV나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 전면에 부착되는 도전성 필름(ACF)에 쓰이는 핵심소재인 도전볼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이 소재는 일본의 대기업에서 삼성, LG에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다. 또 도전입자, 솔더페이스트와 플럭스, 전자 방해 잡음(EMI) 차폐소재, 나노와이어 등 신소재를 2016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신규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앞서 덕산하이메탈은 일본에 전량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반도체 패키징 접합부품 핵심소재인 솔더볼을 국산화해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키워냈다.
8월 코스닥에 상장한 덕산테코피아는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중간재 소재 전문회사다. 반도체 박막형성용 증착소재인 ‘HCDS(Hexachloro Disilane)’와 OLED 발광소재의 전 공정인 중간체 소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간 외국에서 수입한 뒤 마지막으로 정제만 해 고객사에 납품하던 HCDS를 자체 합성·정제를 통해 최초로 국산화했다.
덕산네오룩스는 소재 다변화 전략에 따라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발광층 소재인 HTL, 레드 호스트, 레드 프라임 등 신소재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가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위주의 울산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전문 소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덕산그룹은 연구개발을 통한 소재 국산화로 세계 일류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회장은 “IT 핵심소재 국산화와 희귀금속 사업에 계속 도전해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