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까talk] 재능 공유 플랫폼 각광
최근 ‘클래스101’ ‘숨고’ ‘탈잉’ ‘하비풀’ 등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강의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거래되는 재능은 인테리어부터 이사, 영어 과외, 집 청소 등 기존 노동시장에 있던 항목부터 ‘여행 중 드로잉 배우기’ ‘회사 실무형 엑셀 마스터’ ‘고장 난 기타 셀프 수리법’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 소확행이 만드는 ‘N잡’의 시대
숨고는 201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해 서비스 제공자인 ‘숨은 고수’로 등록된 사람들이 고객에게 견적서를 보내 일대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서비스 제공 분야는 이사부터 웨딩과 스포츠 레슨, 웹 소설 쓰기 등 700여 개에 이른다. 견적서의 누적 발송 건수는 올해 9월 800만 건을 돌파했고 연말에는 10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혜 숨고 마케팅 총괄은 “소유보다 수준 높고 의미 있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성 있는 사람을 만나 시간 낭비 없이 빠르게 족집게 과외를 받듯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101은 강의와 더불어 준비물까지 패키지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수채화 수업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결제하면 물감과 그리기 도구를 함께 구입할 수 있다. 학습과 도구 준비의 편의성이 결합하면서 이 서비스는 창업 약 1년 만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1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 틈새와 이야기가 경쟁력
클래스101의 그리기 수업 중 ‘아이패드 200% 활용하기’ 카테고리에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강좌가 12개에 이른다. 아이패드로 이모티콘 그리기, 아이패드로 여행 일러스트 그리기 등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강의가 각각 다른 그림 스타일과 주제를 지녔기 때문이다. 클래스101에는 30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강의를 제공하며 이들 중 약 10%가 꾸준히 수업료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어진 클래스101 브랜드 담당자는 “비슷한 주제의 수업이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강의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자투리 시간에도 플랫폼을 매개로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한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까다로워진 고용 조건에 부담을 느끼면서 전통적 형태의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안착하려면 노동력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