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인사이드]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거리… 헌책방 옆에 신간서점 들어서자 옛 활기 다양한 행사 열려… 카페-수공예점도 입주해 문화향기 물씬
지난달 9일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일대에서 열린 ‘작가들과 함께하는 배다리 헌책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작가들의 ‘포토 에세이’를 감상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 숱한 사연이 있는 배다리 헌책방 거리
인천이 고향인 50줄을 넘긴 중년이라면 이곳을 찾아 누렇게 바랜 책갈피를 넘기며 윌리엄 셰익스피어, 레프 톨스토이, 프리드리히 니체 등 대문호의 작품을 사서 읽었을 것이다. 추억이 서린 곳이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만난 인천 토박이 이정숙 씨(53)는 “드라마 ‘도깨비’, 영화 ‘극한직업’의 촬영장소로 관심을 끌던 배다리에서 요즘 책방 축제, 시낭독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면서 제2의 부흥기를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성냥박물관 개관 후 문화행사 잇달아
올해 3월 배다리에는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옛 동인천우체국 자리에 들어선 성냥박물관에는 성냥의 역사와 제조 과정, 성냥이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를 보여주는 자료 2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성냥박물관이 배다리에 생긴 이유는 1917년 10월 4일 설립된 한국 최초의 성냥 공장인 ‘조선인촌주식회사(朝鮮燐寸株式會社)’가 배다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헌책방을 끼고 있는 배다리 일대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다. 최근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넘쳐나는 테마 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시인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시(詩)였다, 배다리 시(詩)를 들이다’라는 제목의 특별한 문화 행사가 열렸다. 과거 술을 만들던 ‘인천 문화양조장’에서는 ‘시낭독회’가 열렸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컸다. 인천 동구는 내년에도 3, 4회 헌책방 일대에서 독서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열기로 했다.
○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공간으로 변신
전시와 문화, 숙박공간이 한곳에 모인 ‘복합형 게스트 하우스’ 조성 사업도 내년 12월까지 마무리된다. 낡은 숙박업소(여인숙)를 숙박과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한 복합 공간 게스트하우스로 조성한다. 배다리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전시와 체험 기회가 펼쳐지고 예술인의 임시 작업 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올 3월 시작한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도 2022년 12월까지 진행된다.
허인환 인천 동구청장은 “인천의 3·1운동의 발상지인 창영초등학교와 서구식 교육이 처음 이뤄진 영화학당, 헌책방 골목, 한복거리 등 100여 년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 있는 박물관이 배다리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며 “배다리 일대를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있는 테마 거리로 만들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