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시다발 도발 위협] “北 ‘7분간 시험진행’ 공개 주목…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시험한 듯”
북한이 14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엿새 만에 또다시 ‘중대 시험’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소요시간 등 세부 분석을 바탕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북한 발표 직후 트위터에 ‘재핵화(Renuclearization)’라는 신조어로 현 상황을 규정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은커녕 도발적 움직임을 통해 다시 핵무장의 길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북한이 국방과학원 담화를 통해 언급한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Reliable strategic nuclear deterrent)’에 초점을 두고 “그 네 단어는 (핵개발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7분이라는 진행 시간을 밝힌 데 대해 “흥미롭게도 시험 시간이 제공됐다”며 분석 근거로 주목했다.
북한의 ‘믿음직한’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기존의 액체 추진체 엔진 기술의 반복 및 수정 시험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RD-250 변형 엔진을 더욱 개선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옛 소련제 엔진인 RD-250은 북한이 ICBM급 ‘화성-15형’에 사용했던 백두엔진의 원형이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북한이 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라며 연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타임지는 이날 정보기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북한이 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은 ‘ICBM 발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경제제재를 완화하도록 압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