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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능 역겨운 XX, 죽여버리겠다”…유명 e스포츠감독 선수폭행 논란

입력 | 2019-12-16 10:27:00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위치한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경기장 모습. © 뉴스1


PC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임단내에 ‘선수 노예계약’이 존재한다는 이른바 ‘카나비 사태’를 폭로한 LOL 게임단 그리핀의 김대호 전 감독이 정작 본인도 그동안 구단 선수들을 폭언 및 폭행하는 등 팀원들을 학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김 전 감독과 함께 그리핀을 이끌어온 ‘소드’ 최성원 선수는 최근 김 전 감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소드 선수의 아버지 A씨는 “그리핀이 1부 리그로 승격한 이후, 중요한 경기가 많아지면서 김대호 감독이 어깨를 때리는 등의 폭행을 가하거나 ‘역겹다. 감당할 수 없다. 죽여버리겠다’ 등의 견딜 수 없는 욕설과 비하발언 등 가해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수 외에도 가족까지 상처가 깊어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최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법의 심판에 세우려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호 전 감독은 지난 11월 개최된 LOL 국제대회인 ‘롤드컵’ 이후에도 소드에게 “저지능, X나 역겨운 새X” 등 심한 욕설을 반복해왔다는 것이 소드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대호 전 감독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경기 피드백 과정에서 거친 말이 오가거나 거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선수들과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며 “피드백 과정에서 어깨를 누른 적이 있어도 악의를 갖고 선수를 괴롭히거나 폭행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간 이어져온 일을 이제와서 꺼내는 것은 이미 팀을 떠난 자신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불거진 LOL 구단 그리핀은 매년 2부리그에서 머물며 하위팀에 머물렀지만 김 전 감독 선임 이후 1부리그로 올라오며 상위권팀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올해 롤드컵 직전 김 전 감독이 팀을 나가면서 미성년자 선수를 중국에 매각한 ‘카나비 사태’를 지난 10월 폭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관련업계에선 카나비 사태 폭로와 별개로 10대 연령대 선수가 다수인 e스포츠업계에 폭행과 폭언이 일상화돼있다고 지적한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 선수들의 전성기는 10대 후반에 형성돼 20살을 전후로 끝난다”며 “단기간내 성적을 내기 위해 어린 선수를 폭행하는 등 압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과거 야구단과 동계스포츠 등에서 공론화됐던 폭언 폭행 논란이 e스포츠 업계에도 번진 것”이라며 “타 스포츠 대비 선수들의 연령이 어린 탓에 폭력에 쉽게 노출돼 있어, 선수계약 문제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및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